2주 전에 알바몬에 강남에 있는 어떤 회사에서 엑셀 과 포토샵 연동에 대한 개발 의뢰 공고가 올라왔다. 회사명은 하단의 이미지를 찹조하기 바랍니다.  DTP 일을 해서 포토샵 연동은 자신이 있어서 연락을 해 봤는데, 업무가 영수증 인쇄라고 했다. Access 나 Word 로 만드는게 나을것 같다는 판단에 개발 방향을 정리해서 다시 연락을 했는데, 황당하게도 주유소에서 발행되는 영수증과 똑같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왜 Photoshop 이 필요한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아래는 그쪽에 제공한 영수증 탬플릿 psd 파일이다. 실체 처럼 보이기 위해 디자이너가 애를 많이 쓴 모양이다. 주유소명, 금액, 수량 모두 텍스트 레이어로 되어 있어서 수정이 가능한 상태이다. 데이터가 들어 있는 엑셀 파일에는 상당수의 업체명이 있다.



업체측에서는 문제 없다고 하지만, 이런식으로 주유비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는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만일 문제가 된다면 어떻께 하나 싶어서 고민하다가 간단한 개발이고, 돈도 궁한 상황에 알바에 불과하니 잘못되어도 불똥이 튀진 앟을것 같아서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업무가 불안하기도 하고 계속 관계를 유지할 업체는 아닌듯 싶었다. 내 소스가 좀더 낮은 금액으로 일할 개발자들에게 무차별로 전달되는게 상황을 막을 방법이 없고 ( 내가 이렇게 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경험에 근거한다. 몇해 전에 PDF 변환 개발을 한 적이 있는데, 웹개발 초짜인듯한 어떤 개발자가 블로그를 통해 내가 만든 사람인지 모르고 내 프로그램을 수정하려고 하는데 조언을 부탁한다는 연락을 해온 적이 있었다. 블로그상에 소스나 개발된 내용을 소개하지 않고, DTP 개발 업무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정보 찾다 보니까 이런 황당한 일이 발생한것 같다. 알고 보니 이 업체가 정부 지원으로 학원을 나온지 얼마 안된 웹개발자를 인턴사원으로 저렴(?) 하게 채용후 이 친구에게 압박을한 모양이다. 첫직장에 정직원 욕심이 있으니 못한다는 소리는 못했었을테고... 나에게 지급할 비용 아끼려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였다. 처음부터 많이 부르지도 않았으니 수정비용도 얼마 안될테고, 그 정도 범위라면 20만 정도면 해줄 생각이였는데 그 쪽 대표는 이것도 아까운 모양이었다. 이 업체 대표와는 정기적으로 연락을 하는 사이였기에 화가 많이 났었다. 전화로 정중하게 불편한 심기를 전했고 이후 다시는 연락이 오지 않고 있다. ) 계약서를 쓰기엔 작은 볼륨이라 소스 미제공에 데모판 제공후 7일 이후에 대금지급이 완료되면 정식버전을 전달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사후에 유지보수할 사안이 좀 있을것 같아서 비용은 60으로 책정했다. 비용을 깍아 달라고 해서 50으로 낮춰서 비용에 대한 더이상의 이슈는 없었어서 작업 계시를 위한 컨펌만 기다리고 있는데, 몇차례 메일이 오가면서 제시하는 조건이 구체화 될 수록 답변이 늦어지기 시작했다. (첫 통화때 많이 급한 상황이니 지금이라고 바로 오실수 있냐고 했던 업체였는데 태도가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알바 사이트에 들어가봤는데, 구인공고를 다시 올린것을 확인했다. 화가 나는건 내가 어떻게 구현하고, 처리할지 설명해준 내용으로 바꿔서 말이다.. 이용만 당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어떻게 나오나 싶어서 모른척 하고 컨펌을 언제 해줄지 연락 해 봤는데, 목요일 오후까지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다른 개발자와 약속이 목요일 오후인 모양인것 같았다. 그렇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도 있고, 업무와 상관 없이 개인적으로 테스트 해볼 내용이 있어서 슬슬 코딩을 시작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다 완성해 버렸다. ㅠㅠ

쓸데없는 오기가 발동해서 약간의 보완을 해서 업체 담당자에게 보냈는데, 그날 밤 11시 37분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왔다. 한밤중에 메시지를 보내면서 굳이 잘 갖고 있겠다는 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졌지만 이것만 가지고 싸움을 할 수 없기에 정중하게 내가 준 자료는 다른 개발자에게 예기할때 사용하지 않길 부탁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담당자가 약속을 지킬지 궁금하지만, 확인할 방법은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보내고 나서 괜한 오기를 부렸구나 싶었지만,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내용을 테스트한 거에 만족을 삼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알바몬을 보니까 금요일 오후 늦게
영수증출력 프로그램 개발자 구인 공고를 올린것을 확인했다. 금액은 20만원 이고 이번에는 재단하는 수고를 덜기 위함 인지 LK-TE202  POS 프린터로 직접 인쇄한다고 써 있었다.





이 사업의 불법 여부는 내가 판단할 수 없을 뿐더러 중요하지 않다. 급하다고 해서 다른일 모두 제치고 택시타고 미팅에 참석하고 견적서 작성과 계약을 전제로 제공한 기획서 작성 및 수차례 통화와 자세한 설명 및 결과물을 영업활동 으로 치부하고 비용절감을 위한 정보수집용으로 이용 하려는 업체의 태도에 화가 나고, 50 만원의 유혹에 오판을 한 내가 한심할 뿐이다. 나아가 20만원에 개발하실 분도 나와 똑같은 상황에 처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계약서 잘 쓰시고 매사 조심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포스팅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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